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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비장이 coronata subsp. insularis
    초목류 wild flower/국화과 chrysanthemum 2023. 10. 4. 16:53

    산비장이 coronata subsp. insularis, 초롱꽃목국화과. 조선마화두. 높이 140cm. 세로줄이 있고 뿌리줄기가 단단하며 줄기는 곧게 선다. 뿌리에 달린 잎은 달걀 모양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깃처럼 갈라진다. 갈래조각은 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는 30cm이다. 꽃은 7∼10월에 연한 붉은 자줏빛으로 피고 두화(頭花)는 지름 4cm이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조선시대 무관벼슬로 고을 원을 호위하던 비장이 보초를 서는 모습 같다는 뜻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돌기가 길고 잎갈래조각 하부가 연하형이 아니어서 북방산비장이와 구분한다. 잎 깃꼴로 깊게 갈라지면 갈래조각 하부가 연하형이다. 연하는 잎의 밑부분이 줄기를 따라 아래로 신장한다는 뜻이다. 선운사.

    산 속에 비장처럼 멀건히 서 있는 모습에서 유래한다면 비장이 무슨 뜻인지 알아야겠다. 비장(裨將)은 고을 령이 현지에 부임하는 과정에서 미리 데려가는 아전을 말한다. 현지인 아전은 외아전이라고 한다. 비장을 주인공으로 하는 판소리 열두마당 중에 배비장타령이 있다. 배 비장이 위선을 떠는 모습이나, 그러한 위선을 떨다가 결국 본색을 드러내고 처참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풍자소설의 백미인데 소설 배비장전은 사라지고 판소리 배비장타령이 남아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절대 여색에 빠지지 않을 거라고 부모님과 부인에게 큰소리치던 배 비장이라는 인물이 제주도로 부임가서 애랑이라는 기생에게 홀려서 앞니까지 다 빼 주는 관리를 보고 비웃는다. 배 비장은 이것을 보고 자신이 여색에 빠지나 안 빠지나 방자와 내기를 한다. 그러나 애초부터 성인군자형 허세로 가득찬 배 비장 입장에서는 이기기 힘든 내기였고 거기에 더해 내기의 당사자인 방자가 처음부터 애랑과 짜고는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을 주도하면서 상관인 그를 골탕먹이는 것이다

     

     

      배비장裵碑將 / 홍해리(洪海里)

     

     

    I

    한라산 된바람도 잠이 들도록

    달리는 말 엉덩이를 빛내기 위하여

     

    제주바다 푸른 물결 넘실대도록

    안개 속에 벌거벗고 춤을 추기 위하여

     

    풀꽃바다 울긋불긋 뭉개지도록

    거웃으로 두덩불 다스리기 위하여

     

    , 하늬, 높새, 마파람결에

    한낱 일순 파리목숨 날리기 위하여

     

    세상 사람 모두 눈뜬 장님이 되도록

    이제 물거품이 되기 위하여

     

    어둠 속에 타는 불꽃 사그러들도록

    허허허 허허허 크게 한번 웃기 위하여

     

    II

    , 배서방, 비장으로써

    초가삼간 다 태우고

    빈대 한 마리 잡지 못 했으니

     

    III

    회오리, 소소리에 쓸리고 찢기운 채

    굴러 떨어지고

    깨어져 박살나고 말았느니

     

    IV

    , 저 높은 담 깊은 속

    피는 꽃을 보아라

    온누리 타는 저 향기를 어이랴

    해 저물면 어둠이 눈을 가리고

    귀마저 막아버려도

    길 잘든 저 꽃들은 저대로 피어

    타오르누나

    타오르누나!

    -시집명 : 대추꽃 초록빛,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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