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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산 보루(堡壘)문화 culture/역사 전통 history tradition 2022. 2. 28. 17:11
도안신도시 수변구역은 어디서 퍼다 메꾸는지 흙을 실은 대형덤프가 일요일인데도 쉴틈이 없다
친수구역 아래 수변공원쪽 산책로를 걷는데 푸른 하늘에 백로 한 마리가 흰똥페인트로 뭐라 알 수 없는 메세지를 전한다. 길 가다가 저 똥에 맞으면 기분이 어떨까. 서식지 소나무군락을 황폐화시킨 산성똥. 울산 태화강을 걷다가 까마귀똥 맞으면 5만원 쿠폰을 시에서 준다는데...운수대똥!
물가에 사는 버들 중에 키버들이 활짝!
백조는 고향으로 돌아갔나? 인간의 인기척에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가 어맛 뜨거라 뒤꽁무니를 뺀다
혹시나 하고 백조가 헤집어 놓은 찌꺼기를 주워먹던 흰죽지는 멀리서도 일사분란하다
한여름의 화려한 꿈을 꾸는 줄풀의 흔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도솔봉을 향해 징검다리를 건넌다
오르막 산길에 숨이 거칠어질 무렵 가새바위라고 하던가. 가새>가위를 닮았다고 한다. 능선의 중간쯤이다. 안내문에는 다음의 이야기가 적혀 있다.
도안동 승적골 정상 우측에 우뚝 솟은 돌무더기가 가새바위다. 옛날에 농사짓는 마음씨 착한 아버지와 어머니와 딸 세 식구가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이름 모를 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자 어린 딸을 데리고 온 새엄마가 들어왔다. 계모의 학대와 멸시가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마저 병석에 눕게 되고 악화되자 산에 올라가 산신령에게 기도를 드렸다. 효성이 지극함을 알고 산신령이 죽순을 먹이라 하였다. 큰딸이 눈이 쌓인 어느날 죽순을 캐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계모와 딸이 가새로 찔러죽이고 그곳에 묻었다. 모녀는 자기들이 죽순을 구해왔으며 큰딸은 친척집에 놀러갔다고 속였다. 아버지가 죽순을 달여먹고 병이 나은후 큰딸이 죽은 것을 알고 묻힌 곳을 가보니 가새 모양의 바위가 솟아있었다. 죽은 딸을 부르짖으며 집에 돌아와 계모 모녀를 쫒아내었다.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아파트공화국이다. 그런데도 작년에 분양가 4억짜리가 10-12억이 되어 차곡차곡 쌓인채 저렇게 줄 서 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희안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같은 도안동인데 10년 되었다고 우리 동네만 6억이다. 그마저도 복이긴 하지만 이거 팔아 더 좋은 곳으로 이사가기는 글러먹었다. 대장동이 몇 군데나 있을까.
도솔산 정상은 해발 207m 정상표지석을 중심으로 백제시대 보루(堡壘)의 흔적이 남아 있다. 내원사 남쪽 207m 능선봉우리에 석축한 삼국시대 군사용 보루이다. 지름14m 둘레 44m이며 정상부를 따라 2단 정도 쌓인 석축 기초부터 흔적이 확인된다. 인근의 월평산성, 마봉재보루와 더불어 삼국시대의 산성과 군사시설의 구체적 양상과 당시의 방어체계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다. 대전시문화재자료 제55호. 보루는 가장 튼튼한 발판을 일컫는 말로 변용되어 쓰인다.
당송8대가의 한 사람인 유종원(柳宗元)은 유주사마(幽州司馬, 지금의 북경 랴오닝성 군업무담당)인 맹공의 공적을 기리는 묘지명에, “공은 조주를 정벌하는 임무를 수행할 때 보루를 견고하게 세우고 전장에서 죽기를 각오하였다”라고 한데서 송혁기교수가 보루(堡壘)의 어원을 밝힌바 있다.
배수진(背水陣)이란 말도 유사한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 유래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전하는데 유방이 한신과 장이로 하여금 조나라를 공격하게 하였는데, 한신은 병사 1만을 내보내 물을 등지고 진을 치도록 했다. 조나라 20만 대군은 이를 보고 크게 비웃었으나 사생결단하고 물러서지 않는 한신과 장이의 기습에 패하고 말았다. 그들을 사지에 몰아넣어 스스로 싸우게 하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는 곳에 있게 하였다면 모두 달아나 버렸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 한신도 나중에 여러 연유로 한고조 유방으로부터 토사구팽(兎死狗烹)당하고 만다.
서양에선 마지노선(Ligne Maginot, Maginot Line)이란 말이 있다. 1927년부터 1936년까지 프랑스가 독일 국경에 설치한 요새지대인데 건설을 제안한 육군성장관 마지노(André Maginot)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정작 프랑스 침공시에는 독일은 베네룩스를 거쳐 우회공격했기 때문에 사용되지는 않았으나, 오늘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선이자 한계점을 의미하는 관용어로 쓰인다.
개발=아파트, 이런 등식은 보도 듣도 배운 바도 없는 현실이다.
사진의 가운데를 가로지른 도솔대교를 중심으로 왼쪽 공터가 도안신도시 친수구역 예정지고 오른쪽 공터가 수변공원 예정지다. 친수구역은 무엇이고 수변공원은 무엇인지 수학보다 어렵다. 친수구역이란 하천 주변을 주거지나 상업지 등으로 조화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정된 구역이다. 수변공원(도안생태호수공원)은 바다, 강, 못 따위와 같이 물이 있는 곳의 가장자리에 자리한 공원이다.
친수구역 탐방로를 지프가 질주하며 분출하는 젊음의 모습은 화려하다
그에 반해 자전거가 고장이 났는지 친수구역 황량한 들판을 어린이가 끙끙거리며 간다.
부자는 왜 가난한 자보다 욕심이 더 많을까. 강한 자는 왜 약한 자를 늘 돕는다고 말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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