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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스님 모신 군위 인각사문화 culture/불교문화 Buddhist culture 2018. 6. 16. 10:17
군위 석굴암을 보고 서둘러 인각사(麟角寺)를 찾았다. 일연스님이 삼국유사(三國遺事, 국보 306호)를 집필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삼국유사>는 한국 고대의 신화와 민간설화와 향가 등 불교 관계 기사를 수록, <삼국사기>와 함께 고대문학과 역사 연구에 귀중한 문헌이 된다. 삼국유사 기이제이(奇異第二) 문무왕 법민편을 보면 깜짝 놀랄만한 거대농담이 펼쳐진다.
"왕이 처음 즉위한 때는 용삭(龍朔) 신유년(661)이었다. 사비 남쪽바다에서 여자의 시체가 나왔는데 키가 73척이고 발길이가 6척이며 음부의 길이만 3척에 이르렀다. 어떤 사람은 키가 18척이라고도 했다."
1척(尺)은 한 자인데 보통 30cm로 계산한다. 73척이면 21.9m 이고 17척이라 해도 5.1m 거인이다. 한국판 걸리버여행기의 인물인 셈이다.
절은 아담하고 황량한데 오른편 마당에다 보각국사(普覺國師 1320~1392) 기념관은 "일연선사와 삼국유사 특별전"을 끝내고 꽁꽁 잠갔다.
일연스님은 속명을 전견명(全見明)이라 하고 선원사에서 능엄경을 연구하였으며, 공민왕의 간청에 못 이겨 내불당에 들어가 법요(法要)를 가르쳤다.
그의 저서 『선림보훈(禪林寶訓)』은 보물 제700호, 『금강반야경소론찬요조현록』은 보물 제720호, 『호법론(護法論)』은 보물 제702호, 『선종영가집(禪宗永嘉集)』은 보물 제641호이다.
일연스님 사리탑인 보각국사탑 은 비와 함께 보물 제428호이다.
일연스님은 1206년 장산(현 경산)에서 태어나 9세에 해양(현 광주) 무량사에서 학습하고 1219년 설악산 진전사로 출가한다. 1227년(고종14)에 승과 급제하여 관직에 나아가지만 몽고와의 전쟁, 강화천도, 원의 횡포, 무신정권으로 나라가 피폐해진 상황이었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는 불심에 의지하는 팔만대장경을 간행하고, 일연국사(國師)는 정사(正史)가 아닌 야사(野史)를 통해 백성을 위로하고 다독이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야사이니만큼 문학적으로는 조명을 받았지만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崇儒抑佛)로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임란의 수괴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사후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애장품이 되었다고 한다.
* 이 시대 일본통일의 영웅 셋을 평가하는 재미난 이야기가 전한다. 즉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는 때려 죽이고,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울게 만들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 오다 노부나가는 집터를 닦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그 위에 집터를 닦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그 집에 들어가 산다. 같은 이야기인데 오다 노부나가가 떡메를 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떡을 만들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그 떡을 먹었다. 그래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지도력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일연스님 행적을 기록한 보각국사비는 글씨를 전혀 알 아볼 수 없는 정도로 마모부식되어 있다. 보물 제428호. 인각사보각국사탑 및 비(麟角寺普覺國師塔─碑)는 1153년(의종 7)에서 1155년 사이에 사승(寺僧) 죽허(竹虛)가 왕희지(王羲之)의 글씨를 모아서 세웠다고 한다.
충주 청룡사지에 조선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부도가 건립되고 청룡사 보각국사 정혜원륭탑이라 칭하였다.
1394년(태조 3) 탑비가 건립되고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제작한 권근(權近, 1352 ~ 1409)이 비문을 지었다.
충주 청룡사지 보각국사탑은 국보 제197호, 충주 청룡사지 보각국사탑비는 보물 제658호로 지정되어 있다.
인각사 극락전과 삼존불
군위군 고로면 화북리 화산(華山)자락에 위치한 인각사 전경. 은해사(銀海寺)의 말사이다. 643년(선덕여왕 12)에 원효(元曉)가 창건하였다. 1307년(충렬왕 33)에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지은 일연(一然)이 중창하고 이곳에서 입적하였다.
은해사 https://ktk84378837.tistory.com/8539 인각사 https://ktk84378837.tistory.com/8538
「처용훈-『삼국유사』 제2권 ‘처용랑, 망해사’조」- 서정주
달빛은
꽃가지가 휘이게 밝고
어쩌고 하여
여편네가 샛서방을 안고 누은 게 보인다고서
칼질은 하여서 무얼 하노?
고소는 하여서 무엇에 쓰노?
두 눈 지그시 감고
핑동그르르…… 한 바퀴 맴돌며
마후래기 춤이나 추어 보는 것이리라.
피식! 그렇게 한바탕 웃으며
「잡신아! 잡신아!
만년 묶은 이무기 지독스런 잡신아!
어느 구렁에 가 혼자 자빠졌지 못하고
또 살아서 질척 질척 지르르척
우리집까정 빼지 않고 찾아 들어왔느냐?」
위로엣말씀이라도 한 마디 얹어 주는 것이리라.
이것이 그래도 그 중 나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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