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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일홍(百日紅) Zinnia elegans
    초목류 wild flower/국화과 chrysanthemum 2024. 11. 3. 20:46

    군락이라 더 아름다운 백일홍(百日紅) Zinnia elegans, dahlia Flowered. 국화과의 다년초. 북미 남미 브라질 원산, 높이 90cm. 애초에는 잡초였으나 독일의 식물학자 요한 고트프리드 진(Zinn, 1727~1759)이 발견하여 인도와 서양 화훼가들의 손을 거쳐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원종의 꽃은 자주색에 가까웠다는데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수많은 색깔의 품종들로 진화했다. 한국에서의 백일홍은 이가환(李家煥, 1742∼1801)이 초고를 쓰고, 그의 아들 이재위(李載威, 1745-1826)가 엮은 어휘집 물보(物譜, 순조2년(1802)에 나오는 만큼 20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 모습을 대전  갑천변에서 싱싱하게 마주하다니 고맙고 고맙다.

    어디선가 들어본 전설도 뒤따른다. 바닷가 어느 섬에서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인지 정체 모를  물괴에게 해마다 처녀를 제물로 바치고 있었다. 어느해 처녀 대신 한 정의의 기사가 나타나 물괴를 무찌르고 오겠다고 나섰다. 처녀는 그 용사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하며 100일 동안 기다렸다. 마침내 용사가 탄 배가 저 멀리 수평선에 보이기 시작했는데, 돛대에 달았던 흰 깃발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괴물을 물리친 경우 흰 깃발 그대로 온다고 했는데 붉은 깃발로 나타난 것을 본 처녀는 용사가 죽었다고 생각해서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만다. 이 처녀의 무덤에서 꽃이 피어났다. 꽃이 피어난 전설은 다 애잔하고 서글프다. 

     

     

    백일홍(百日紅) /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 

     

    사시 내내 푸르고 푸른 소나무 잎이라면 靑靑松葉四時同(청청송엽사시동)

    백일 내내 빨갛게 피는 선경의 꽃이로다 又見仙葩百日紅(우견선파백일홍) ;꽃 파

    새것과 옛것이 서로 이어 한 색깔을 이루다니 新故相承成一色(신고상승성일색)

    조물의 묘한 그 생각은 끝까지 알기 어렵고녀 天公巧思儘難窮(천공교사진난궁)

    서리와 눈 겪으면서 내 마음 더욱 고달픈데 經霜與雪心逾苦(경상여설심유고)

    여름부터 가을까지 꽃 모습 여전히 농염해라 自夏徂秋態自濃(자하조추태자농)

    만물은 원래 다른 법 같게 될 수가 있겠는가 物自不齊齊者少(물자부제제자소) ;가지런할 제

    흰머리 늙은이 너를 대하며 거듭 탄식하노라 對花三歎白頭翁(대화삼탄백두옹)

     

     

    백일홍(百日紅) / 성삼문(成三問, 1418~1456)

     

    어제 저녁에 꽃 하나가 지더니 昨夕一花衰(작석일화쇠)

    오늘 아침에 꽃 하나가 피었네 今朝一花開(금조일화개)

    서로 백 일을 바라볼 수 있으니 相看一百日(상간일백일)

    너를 상대로 술 마시기 좋아라 對爾好銜杯(대이호함배) ;머금다, 받들다

     

     

    백일홍(百日紅) /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 1554~1637)  

     

    온갖 초목들 아름다운 꽃이 있지만 衆卉莫不花(중훼막불화) ;풀 훼

    한 달 가는 꽃 없다는데 花無保全月(화무보전월)

    너 홀로 백 일 동안 붉어 爾獨紅百日(이독홍백일)

    나를 위해 봄빛을 남겨주누나 爲我留春色(위아유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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