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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엉겅퀴 Cirsium nipponicum초목류 wild flower/국화과 chrysanthemum 2024. 7. 2. 20:38
물엉겅퀴 Cirsium nipponicum 섬엉겅퀴, 초롱꽃목 국화과의 다년초. 산지의 길가에서 자란다. 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골이 파진 능선이 있으며 자줏빛이 돌고 높이가 1∼2m이며 거미줄 같은 털이 있는 것도 있다. 꽃은 8월에 자줏빛으로 피고 가지와 줄기 끝에 두상화(頭狀花꽃대 끝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이 많이 모여 피어 머리 모양의 꽃)를 이루어 달린다. 지혈, 해열 등에 효과가 있고 간 건강에 효능이 있는 살리마린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엉겅퀴협동조합은 최근 울릉 물엉겅퀴 소고기해장국, 새우된장국을 시판하고 있으며, 국제슬로푸드생물다양성재단 '맛의 방주'에 등재됐다. 다른 엉겅퀴는 가시가 많아 먹기보다는 약재로 많이 사용하는데, 고려엉겅퀴(곤드레나물)와 물엉겅퀴는 가시가 없어 나물로 먹기에 적합하다. 세종수목원.
엉겅퀴에 바치는 송가 / 네루다(Pablo Neruda, 1904~73)
여린 가슴의
엉겅퀴가
전사의 옷을 입고,
우뚝 솟아, 조그만
원형 지붕을 세우고는
비늘 아래서
빗물이 새어드는 걸
막고 있었다.
그의 곁에서는
정신나간 식물들이
오그라들어,
덩굴손, 부들,
감동적인 알뿌리가
되었다.
밑바닥의 흙에서는
붉은 콧수염의
당근이 잠을 잤고,
포도밭은
포도주가 타고 올라오는
덩굴들을 말라 비틀어지게 했다.
양배추는
오로지 스커트를 입어보는 일에만
마음을 썼고,
박하는
세상에 향기를 뿌리는 일에 열중했다.
전사의 옷차림을 한,
저기 남새밭의
달콤한
엉겅퀴는,
석류처럼
윤이 나고,
긍지가 대단했던 엉겅퀴는,
어느 날
커다란
비단버들 광주리에
삼삼오오 모여,
시장바닥을 걸어다녔다.
병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을 지어 가는 모습이라니,
시장에서처럼
그렇게 늠름했던 적은 결코 없었다.
야채들 사이의
하얀 셔츠를 입은
사람들은
엉겅퀴들의
총대장
이었다.
빽빽이 들어찬 전열,
사령부의 명령,
꽝 하고 상자 떨어지는
소리,
그런데
그때 마리아가
바구니를 들고
다가와
엉겅퀴를 하나
골라잡는다.
무서워하지 않고,
이리저리 뜯어보고,
달걀이라도 되는 듯이 불빛에 대고 살펴본다.
그리곤 그걸 사서,
구두 한 켤레,
호배추 한 통,
식초
한 병과 함께
시장바구니 속에
쑤셔 넣었다가
부엌에 들어가
남비에
담는다.
엉겅퀴라 불리는
무장한 야채의
여정은
이렇듯
평화롭게 끝난다.
그 다음에
우린 한꺼풀 한꺼풀
환희의
옷을 벗기고
그의 초록 가슴의
평화로운 케이크를
먹는다.
*네루다(Pablo Neruda), 본명은 Neftali Ricardo Reyes Basoalto.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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