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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사람 소세양(蘇世讓)신도비문화 culture/유교문화 Confucian culture 2019. 5. 16. 12:42
미륵사지를 둘러 소세양신도비를 찾았다. 전북 유형문화재159호, 소세양(蘇世讓, 1486~1562년), 호 언겸(彦謙), 양곡(陽谷), 퇴재(退齋), 퇴휴당(退休堂), 당대의 내로라 하는 양반건달을 물리치고 황진이가 오직 사랑한 한 남자 소세양, 신도비문은 해서체로 강녕군 홍섬이 짓고 그 아들 홍수가 썼다. 두건은 관찰사 심전이 썼다.
新月(신월) / 소세양(蘇世讓)
誰斷蟾宮桂(수단섬궁계) 누가 섬궁의 계수나무를 깎아
裁成玉女梳(재성옥녀소) 여인의 빗 같은 저 달 만들었나
銀河一別後(은하일별후) 칠석날 은하에서 헤어진 뒤
愁亂탁空虛(수란 공허) 시름에 겨워 저 하늘에 던졌나
진, 주, 소, 씨를 새긴 석등은 4기가 있다
전북 익산시 왕궁면 용화리 산33 용화저수지를 내려다본다
진주소씨 화종회
익산 출신 소세양과 황진이의 사랑30일 계약 동거 후 헤어지며 나눈 편지 이선희 노래로 재탄생
서일환<광주우리들병원 행정원장>
소세양(蘇世讓·1486년~1562년)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풍류시인으로 전라도 익산에서 태어났다. 7살에 시를 지었고 18세에 진사에 합격했고 23세에 문과에 급제했다. 전라도 관찰사와 충청도 관찰사를 역임했다. 형조판서, 호조판서, 병조판서, 예조판서, 이조판서 등을 거쳤고 홍문관과 예문관의 대제학에 올랐다.
소세양은 의정부 우찬성으로 재직 중에 척신 윤임 일파의 탄핵으로 파직됐고, 윤임 일파가 제거되자 다시 의정부 좌찬성에 복귀했다.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벼슬을 사직하고 고향 익산에 은거하며 풍류를 즐기다가 77세에 별세했다. 문장에 능하여 ‘양곡집’을 남겼고 익산 용화산 기슭에 정2품 이상에게 세우는 ‘소세양 신도비’가 남아 있다.
황진이(黃眞伊·1506년~1567년)는 조선 최고의 기녀이자 시인으로 개성에서 몰락한 양반가문의 서녀로 태어났다. 어려서 기생이 되었고 서화에 능했고 가야금에도 뛰어났다. 황진이는 서경덕·박연폭포와 더불어 ‘송도 3절’로도 불렸다. 또한 황진이는 이매창·김부용과 더불어 조선 3대 기녀라고 했다.
황진이는 ‘내가 죽거든 관을 쓰지 말고 동문 밖 개울가에 시체를 두어 여인들로 하여금 경계로 하여 주시오’라는 유언을 남겼다. 황진이가 남긴 수많은 시조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대부분 소실되어 일부만 전해진다.
대제학을 지낸 소세양과 최고의 기녀 황진이의 사랑은 조선 최고의 로맨스로 전해지고 있다. 소세양은 황진이의 소문을 듣고 ‘여색에 혹함은 남자가 아니다. 듣건대 개성에 절색 진이가 있다 하나, 나 같으면 30일을 같이 살면 능히 헤어질 수 있으며, 추호도 미련을 갖지 않겠다’고 장담했다.
소세양은 황진이를 찾아 개성으로 가서 30일 동안 뜨거운 계약동거를 시작했다. 황진이는 30일을 함께했던 소세양이 떠나려 하자 남루에 올라가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明朝相別後 情與碧波長)’라고 시조를 읊었다. 소세양은 탄식하며 ‘다시 머무르니 내가 그 사람이 아니다(吾其非人哉 爲之更留)’라고 말하고 황진이 곁을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달빛 아래 소나무만이 푸르르고 / 눈에 덮인 한 포기 꽃들은 고개를 떨구었구나 ~ 내일 아침 그녀를 보내고 나면 / 슬픔은 비가 되어 나의 몸을 짓누르리’ 떠나간 소세양이 황진이를 잊지 못하고 편지를 보냈다.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누굴 생각하세요 /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꾸시나요 ~ 바쁠 때 나를 돌아보라 하면 괴롭나요 반갑나요 /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 황진이는 소세양을 잊지 못하고 답장을 보냈다.
소세양과 황진이의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의 편지는 가수 이선희의 노래 ‘알고 싶어요’로 재탄생하여 500년을 전해지고 있다.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누구를 생각하세요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꾸시나요’ 오늘도 소세양과 황진이의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이선희 ‘알고 싶어요’ https://youtu.be/3S47ewj7_Jc
TV조선 국민가수편 '알고 싶어요' https://youtu.be/tP8tmWhTjH8
想思 蘇世讓(상사 소세양) / 黃眞伊
簫蓼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소슬한 달밤엔 무슨 생각하시나요?
寢宵轉轉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뒤척이는 잠자리는 꿈인 듯 생시인 듯
問君有時錄妾言(문군유시녹첩언) 님이여 제가 드린 말들도 기억하시나요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이승에서 맺은 연분 믿어도 좋을지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멀리계신 그대생각, 하고 해도 모자란 데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하루하루 얼마만큼 이 몸 생각하시나요
忙中要顧煩惑喜(망중요고번혹희) 바쁜 중에도 나는 생각은 괴로워요, 즐거워요?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지저귀던 저를 향한 정은 여전하신가요.
봉별소판서세양(奉別蘇判書世讓) / 황진이(黃眞伊)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月下庭梧盡(월하정오진)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霜中野菊黃(상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게 피었구나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流水和琴冷(유수화금랭) 흐른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情與碧波長(정여벽파장)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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