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맨드라미 Celosia cristata
마치 알리움 기간디움(Allium giganteum). 꽃뭉치를 연상시키는 맨드라미. 촛불맨드라미 Celosia cristata, 불꽃맨드러미. 석죽목 비름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열대아시아 인도 원산. 모야모의 아이리스는 촛불맨드라미의 변형으로 보는데 검색되는 이미지가 없는 것을 보면 이제 막 개발된 품종이거나 희귀종인가 싶다. 한밭수목원.
맨드라미 / 유종인
돈 가뭄이 몇 달째이던 어느 가을날,
엘리베이터의 거울에 내 얼굴이 붉었다
정수리에 붉은 종기가 만져지곤 했다
그래도 씨익 웃어 보았다 돈을 잘 끌진 못해도
돈으로부터 담담해지고 싶은 그런 저녁
아파트 욕실의 변기에다가 말고
변두리 공터에 스며 그냥 노란 오줌발만 날린다
그럴 때 맨드라미들은
온몸으로 피 묻은 돈을 챙긴 듯, 그러나 돈을 몰랐다
흰 모래흙에 선지피를 휘젓던 주걱처럼 자라도
뒷돈 챙기는 깜냥과 비상금 챙기는 버릇도 없이
가뭄과 폭우와 가을볕을 그 붉은 얼굴로 받자 하다
오래 핀 꽃주름이 좀 질져졌을 뿐 딴 주머니는 안 찼다
검고 반짝이는 씨앗마저 흙바닥에 내줬다
그래도 닭벼슬처럼 검붉은 파노라마를 달고
맨드라미는 변두리가 좋아라
무릇 통속의 꽃밭 뛰쳐나와, 한 꽃밭으로 섰다
벼슬 떨어진 자리가
가장 좋은 벼슬자리라고 시인은
벼슬 떨어진 자리를 가장 큰 벼슬로 주워다는 것
누가 일러 줬던가 하루도 제 시의 볏에
새 피를 대지 않으면
쪼글쪼글 허공마저 놓지 못할 마음의 발기를,
임비곰비, 마음의 진창을 세워
저리 검붉은 금자탑을 세웠으니
오줌 주며 바짓단에 오줌발 묻히며 주춤주춤 맴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