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목류 wild flower/앵초과 Primulaceae

뚜껑별꽃 Anagallis arvensis

ktk8837 2025. 4. 26. 21:46

뚜껑별꽃 Anagallis arvensis, 보라별꽃, 별봄맞이꽃, 개봄맞이꽃, 진달래목 앵초과의 한해살이풀. 높이는 10-30cm. 줄기는 옆으로 뻗다가 비스듬히 선다. 잎은 마주나며 잎자루는 없고 난형, 좁은 피침형, 길이 1-2.5cm이다. 끝이 뾰족하고 밑이 둥글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청자색, 잎겨드랑이에 꽃자루가 나와 1송이씩 달린다. 화관은 지름 1-1.3 cm, 5갈래, 수평으로 퍼지고, 갈래는 도란상 원형으로 가장자리는 잔털이 밀생한다. 열매는 삭과이며 중앙부에서 옆으로 갈라져 뚜껑처럼 열리고 둥근 모양이다. 전 세계에 30여 종이 있다는데 남부 해안가와 제주에 딱 한 종만 살고 있다. 세종수목원.

 

 

뚜껑별꽃 / 김새하

 

 

요정은 뚜껑별꽃을 꺾어 사람들에게 갔다

이 꽃 이름이 뭔지 아니 뚜껑별꽃이야

왜 뚜껑별꽃인지 알고 있니 뚜껑 달린 별이라서일까

별꽃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앞발을 모으고 가슴을 내민 고양이도 동공을 세우고 앉았다

 

요정은 별꽃이 없으면 이야기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사람들이 가버릴까 봐 쉴 새 없이 별꽃을 흔들어 보이며 별꽃의 이야기를 한다 고양이가 앞발에 침을 묻혀 얼굴을 닦았다

 

별꽃은 잘린 발목을 잡고 비명을 질렀지만

점점 더 반짝일 뿐

고양이가 야옹 울었다 야옹야옹 울었다

 

요정은 더 신나서 이야기했고 더 심하게 흔들었다

별꽃은 혼절했고 그때야 요정은 손에 묻은 초록 피와 별꽃을 보았다

고양이는 흰 꼬리를 흔들며 사라졌다

 

요정은 별가루를 뿌리며 울었고 별가루가 쌓인 하늘에 구멍을 파고 별꽃을 심어주었다 사람들은 눈물 대신 별가루를 흘리는 이유를 물었고 요정은 그때부터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먼 옛날부터여서 이야기는 아주 오래 계속될 예정이다

 

ㅡ『모던포엠(2020,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