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landscape

생명수 드디어 내리다

ktk8837 2022. 3. 13. 10:46

울진 삼척 동해 산불 열흘 내내 태워먹고

태워먹고 다 태워먹고 그래도 반가운 단비

분노 방화 담뱃불 실화 모다 사람이 문제네

 

 

봄비, 가슴처럼 내리다 / 림삼

 

 

소리는 없이

온 밤 흠뻑 적시운

보고픔이라는 제목 달고 비,

강물처럼 밀려와, 밀려들어와

너 되어져 내리는 새벽가슴

 

고독의 자국마다

파르스름 물든 아픔 부여잡고

부르는 이름 족족 창 두드리는,

차라리 봄이 섧구나

 

너 가고 없는 내 삶이라는 거

무슨 의미가 있을라구,

너 떠나버려 내 고픈 마음인 걸

뭐 남은 게 있겠냐구,

널 기다리는 그거 말고는 -

 

촉촉하니 젖어드는

추억 챙겨 여미면서도

바람결 스쳐 먼 길 떠나는

보헤미안의 방랑기에

문득 비 내리면

 

밤새워 헤아리던

빗방울만큼이나 하많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또 하나의 긴 그리움 잉태하는 사연이 되어

새벽을 듣고 섰다

 

나풀거리며 저기,

너 다시 돌아와줄 오솔길 우으로

아른거리던 저기,

네 얼굴 또렷해질 여울목 가으로

 

봄비, 가슴처럼 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