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천기488호 선암사 선암매 Prunus mume
    문화 culture/천연기념물 natural monument 2017. 3. 24. 22:46

    선암사. 매실나무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각지에 심어오던 관상용 자원식물이며 이른 봄 피어나는 단아한 꽃과 깊은 꽃향기로 시·서·화 등에 빠짐없이 등장할 만큼 우리 조상들의 사랑을 받아온 식물이며, 선암사의 무우전과 팔상전 주변 20여 그루의 매화 중 고목으로 자란 백매와 홍매 2그루는 아름다운 수형과 양호한 수세를 보이고 있고, 고려 때 중건한 선암사 상량문에 바로 옆의 와룡송과 함께 매화 관련 기록이 남아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큰 나무이다. 문화재청.

     

     

    그대 이름은 은매(隱梅) / 강화백

       

     

    선암사 담장에 피던 고매(古梅)

    보러가던 날을 비켜

    매화는 저 혼자 먼저 다녀갔네.

     

    허탈한 서운함 어쩌랴만

     

    법당 뒤 켠 장경각 담장아래

    백매 몇 송이 숨어서 웃음 짓네.

    그대, 은매(隱梅)라 부르노니 수줍지마라

     

    정토(淨土) 단장한 봄이 그대 웃음 속에

    맑은 향을 장엄한 도량 서성케 했으니

    그 연기(緣起)로 반야(般若)를 꿈꾸리.

     

    참조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lpul1010&logNo=220336308286

     

     

     

    선암사 뒷간(해우소)에서 쪼그려 앉아 본 홍매.

     

    선암사는 백제 성왕6년(526년)에 지어졌고 절내에는 보물 395호인 삼층석탑과 1311호인 대웅전 등 다수의 중요문화재가 있는 태고종의 본산이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고매(古梅)는 대부분 사찰을 끼고 있다. 

    1. 선암사 선암백매 최고령이 600년 고령이 50여 그루를 거느리고 있는데 무우전 돌담의 고매가 압권이다. 천불전 앞의 와룡송과 함께 600년의 수령을 자랑하며 홍매 2그루도 수형이 아름답다,

    2. 수령 300년의 송광사 송광백매는 우아하고 세련된 풍모를 자랑한다. 천기485호 화엄매는 구층암 옆 길상암 앞에 있는데 깜빡 하고 잊는다. 

    3.금둔사 금둔청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섣달을 납월(臘月)이라 하는데 이때 꽃을 피우므로 납월매라고도 한다, 금둔사는 백제 때 절이라 하지만 낯선 이유는 폐사되었다가 1984년에 중창했기 때문이다.

    4.경남 양산 통도사 영각 앞 홍매화는 350년 수령의 자장매(慈藏梅)라 부른다.

    5.경남 산청 남명 조식의 묘소가 있는 산청재 남명매(南冥梅) 450년 수령의 고고탁절(孤高卓節)한 기품을 자랑한다,

    6. 계파선사가 심은 구례 화엄사 각황전 홍매 장육화 혹은 붉다 못해 검다고 흑매라 불리기도 한다. 길상전 앞에는 450년 수령의 천연기념물 485호인 야매(野梅)가 있다.

    7.장성 백양사 고불매(古佛梅)는 우화루 오른편에 있는데 역시 홍매이고 350년 수령으로 수형이 아름답다. 천연기념물 486호.

    8.강릉 오죽헌烏竹軒엔 사임당신씨와 율곡이 애지중지 길렀다는 수령 600년의 율곡매(栗谷梅)는 천연기념물 484호이다. 최근엔 이 나무에 오색딱따구리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 기사가 났다. 율곡매의 후손들이 퍼뜨린 매실은 품질이 좋아 특허를 내어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9.안동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생가의 사랑채인 충효당의 서애매(忠孝堂 西厓梅)는 거구의 몸매를 자랑하는 250년 수령의 분홍매이다.

    10.창덕궁 자시문과 승화루 근처에 꽃잎 40여장이 겹쳐 피는 만첩홍매는 곡절미(曲折美)가 뛰어나다.

    11.일제강점기에 심은 김해건설공고 교정의 와룡매(臥龍梅)는 줄기가 땅을 기는 듯한 용을 닮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85년생이 53그루, 10년생이 23그루이다. 학교에서는 매화축제를 열기도 한다.

    천연기념물로는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484호), 구례 화엄사 길상전 앞 백매(485호),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古佛梅·486호로 유일한 홍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488호)가 있다.

     ‘호남5매’로 선암사 선암매, 백양사 고불매, 명희종이 서상관 고부천에게 하사했다는 전남대 대강당 앞의 대명(만첩홍)매, 담양군 남면 지곡마을 가사문학관 뒤 계당매, 소록도 수양매가 있다.

    ‘순천3매’라 하여 선암매, 금둔사 금둔매, 송광사 송광매를 이른다.

    '산청3매'는 입구에 조식 시비가 서 있는 단속사지의 정당백매, 대원군의 원정구려(元正舊廬) 편액이 달린 남사 하즙 고택의 원정홍매,

    남명 조식이 강학을 하다가 덕산 산천재에 심은 남명백매를 이른다. 

    정당매와 원정매는 고사하여 후계목을 심은 상태이나 남명매는 아직 창연하다고 한다.

    이 가운데 순천 금둔사 금둔매와 통도사의 홍매화가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트린다.

     



     선암사 해우소 / 복효근

     

     

      선암사 매화 보러 갔다가

    매화는 일러 피지 않고

    뒤가 마려워 해우소 찾았지

    똥 싸는 것도 사람의 일

    별거 있느냐는 듯

    칸마다 문짝도 없는 해우소

    하얀 화장지 대신

    손바닥만하게 잘라놓은 10년 지난 신문지

    가즈런히 놓여 있어 들여다 보니

    옛 독재자 사진이

    웃으며 신문에 박혀 있는데

    일을 마치고 그놈으로 밑을 닦았지

    내려다보니

    깊이는 또 얼마나 깊은지

    까마득한 바닥에서

    큰스님 큰 근심도 내 작은

    걱정도 독재자의 억지 웃음도

    한가지 똥이 되어

    그야말로 승속이 여일한데

    화장실로는 번역할 수 없는 해우소

    그 깊은 뜻 깨달았지

    세상에 똥 구린내가

    매화향처럼 느껴지긴 난생 처음이었지  

     

     

    선암사 해우소 / 유안진

     

     

    매화철 아니어도 매화향기 풍기는

    선암사는 대웅전 말고

    해우소부터 찾아봐야 한다

    임금님의 매화틀보다 호사롭게 앉아봐야 한다

    높이 앉아서 그 일 먼저 봐야 한다

    일 본 뒤에도 아쉬워 엉거주춤 일어서다

    고개 돌린 엉겁결에 내외內外라도 할 양이면

    마주친 얼굴 낯설어 소스라칠 양이면

    벌써 뒷간채도 한참 밖이다

     

    첫사랑은 잊어도 잊혀지지 않는 얼굴

    제대로 못 본 탓에 잡히지도 않는 얼굴

    이따금씩 사모 思慕하며 웃고 웃어봐야 한다

    그 얼굴이 더 부처님이었다고 깨닫기까지

    매화틀집이 더 대웅전이었다고 믿어질 때까지

    부처님은 해우소에 더 계신다고 믿어질 때까지.

     

    -<숙맥노트> (서정시학, 2016)

    댓글

Designed by Tistory.